고조선문자-18

2011. 5. 7. 05:56고조선 문자-소설 초고

---------------------------6------------------------

 

멀리서 보니 양치기 소년들인 듯 무리들이 기자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점점 다가오는 형색이 비단 옷을 걸치고 있어 여느 일반인이 아닌 듯 했다.

 

고죽국의 지금 왕은 아빙(亞憑)이었다. 성은 묵태(墨胎)씨에 이름은 마(溤)

이고, 백이의 동생이고, 숙제의 형이다.

 

그는 장남인 백이가 군주의 자리를 양보함으로서 고죽국을 통치하게 되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중원 사람들은 고죽국 사람들을 절의(節義) 높은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고, 사람들은 때로는 고죽국을 절국(節國)이라 부르기도 했다. 형의 양보로 군주가 된 아빙은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고조선 단군의 통치 영역이지만, 중원 한족들도 접경 지역의 고죽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기에 국가 생존을 위해 고조선과 주나라 양쪽의 눈치를 봐야하는 곤욕스러운 자리이기도 했다.

 

아빙은 기자가 유민들을 이끌고 온다는 소식에 혹시 고죽국을 탐낸 주무왕의 속임수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자의 이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리 조선 단군께 기자 유민의 이동을 보고하고 의향을 물었다.

아빙은 고죽국 신하들을 이끌고 수도의 외곽까지 마중을 나왔다.

 

-기자 공께서 다시 조상님들의 고향으로 돌아오신 것을 축하합니다.

 

언어가 달라지니 갈척이 나서서 통역을 해 주었다.

 

-이렇게 마중을 나오시다니 고맙습니다.

-천군(天君)이신 단군(檀君)께 기자 공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생활하실 수 있는

영토를 내어주시라 하셨습니다.

 

묵태씨가 내어준 황무지 위에서는 바람만이 오고 갔다. 모닥불을 피우고 난 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보름달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생각보다는 큰 단군과 묵태씨의 호의가 있었다.단군께서 지난 방국의 기(箕)지역 통치에 관해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시고, 유민을 받지 않는다 하면, 천독(지금의 인도와 중동)지역으로 다시 방랑의 길을 떠나야만 할 처지였다. 지금까지 믿고 따라와 준 5천여명의 식솔들을 다시 이끌고 험준한 산맥을 건너 천독으로 간다는 것은 집단 자살과 마찬가지였다. 기자와 5천명의 유민들은 곧 땅에 엎드려 단군의 은혜에 절을 9번 하였다. 9배를 마친 기자는 동쪽 하늘을 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천군이신 단군의 은혜가 하늘과 같고 땅과 같습니다.

 

아빙은 얼마간의 식량과 의복을 내어주었다. 임시로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식량으로 하라고 배 3척과 그물도 10여개 내어주었으며, 양들도 천 마리를 내어주어 가축으로 기르게 하였다. 역시 풍요로운 조선이었다. 이런 나라이니 세법이 중원과는 비교가 안되게 적었다. 중원에는 10에 다섯을 세금을 거두다가 은나라 주왕의 방탕한 생활로 세법이 10에 아홉까지 올라갔다. 중원 백성들이 10에 하나를 가지고 연명을 한 중원에 비하면 고조선 세법은 20에 하나가 세금이었고, 이도 가물어 흉년일 경우이고 보통은 명색만 20에 하나가 세금이라 새해에 반포하고는 세금을 거두러 다니지도 않았다.

 

 

부지갱이로 모닥불을 살피던 차갈척이 입을 열었다.

 

-걱정이 많으시지요?

-앞으로 무엇을 해야 우리 은 유민들이 조선에서 멸시받지 않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겠는가? 지금이야 강에서 고기를 잡고 내어 준 양으로 임시로 먹을 걱정은 없다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걱정일세.

 

 

 

 

 

장작불 속에 빨간 앵두 같은 불꽃이 타닥거리며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뒷산에는 늑대 울음 소리가 울렸다. 우~~~~. 무리들을 이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5천여명이 물론 기자를 추앙하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따라나선 길이었지만, 망국의 상(商)나라 생활을 접고, 부모와 처자식 손을 맞잡고 옆 나라로 이민을 온 이 길이 마음 편하다 하겠는가? 생활이 고달파지면 분명 지도자인 기자에게 불평을 할 것이다. 그리고 고죽국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생활 수단이 필요했다. 고민을 털어 놓자 말자 갈척은 지금까지 생각해둔 방도를 이야기했다.

 

-지금 이 지역 토지를 보건데, 닥나무 재배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닥나무라니?”

-예. 제가 조선을 돌아다니다 보니 닥나무로 종이를 만들고 있더이다.

-아, 조선 한지(韓紙)를 말하는군.

-예. 조선 한지는 쓰임이 다양해서 은에서도 최고 금액의 붕(朋)을 받습니다. 글을 적는 종이의 근본 용도 외에 풀을 붙여 바람막이로 문에 바르며, 연도 만들고, 제기도 만들지요. 이 닥나무를 재배해서 고조선 안의 여러 국가와 중원에 종이를 파는 것이지요.

-좋은 생각이네만, 그런데 그 묘목을 구할려면 많은 금액이 필요할 터인데,......

 

갈척은 벌떡일어나 유민들에 이끌려온 세 마리 꼬끼리 중 한 마리의 등에 실려 있던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왔다. 끙끙거리면서 들고오는 모양새로 보아 상당히 무거운 모양이었다. 차갈척이 돌로 나무 상자를 쳐서 구멍을 내자 검은 물체가 가득 들어 있었다.

 

-나리, 여기에 조선의 화폐 첨수도(尖首刀)가 있습니다. 제가 인삼 무역을 통해서 벌어들인 이윤입니다. 이 돈을 가지고 닥나무 묘목과 종이 만드는 장인을 고죽국에서 구하고 당분간 5천명의 생활비로 사용하면 될 듯 합니다.

 

 

 

 

참고자료: 위키백과 사전-중국 孤竹國

'고조선 문자-소설 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조선 문자-20  (0) 2011.05.08
고조선 문자-19  (0) 2011.05.07
고조선 문자-17  (0) 2011.05.06
고조선 문자-16  (0) 2011.05.06
고조선 문자-15  (0) 201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