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1. 08:00ㆍ하늘첫말
강원 방언: 빼랍=서랍
‘서랍’의 옛말은 ‘셜합’입니다. 방언에 종성 ㄼ이 ‘랍’으로 잘 나타난 단어입니다. ㅄ에서 ㅂ은 ‘빼랍’이 되고, ㅅ은 ‘서랍’이 되니 ㅄ의 합용 병서와 분리 이치를 잘 담은 단어입니다. ㅺ/ㅼ 이 ㅅㅎ으로 표현되면서 초성이 ㅅ과 ㅎ으로 분리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종성 ㄹ이 두 번째 초성으로 올라가서 ‘랍’이 되니 결국 첫 번째 종성 ㄼ이 두 번째 초종성을 만든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설명입니다.
<<현대 국어 ‘서랍’의 옛말인 ‘셜합’는 18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이 단어의 전반부 요소인 ‘셜’은 ‘빼다’의 뜻인 ‘혀다’가 구개음화된 ‘셔다’의 관형사형 ‘셜’로 볼 가능성과 한자 ‘舌’로 볼 가능성이 둘 다 있는데 어느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후반부 요소인 ‘합’은 ‘작은 용기’를 뜻하는 한자어 ‘盒’이다. ‘셜’은 근대 국어 후기에 단모음화되어 ‘설’이 되었고 ‘합’의 한자어로서의 인식도 부족하여 ‘ㅎ’이 탈락한 ‘압’으로 인식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현재의 ‘서랍’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음운 변화를 통한 설명은 상당 부분 이치에 맞지만, 한자어 ‘설(舌)’과 ‘합(盒)’을 끌어들여 설명하고 추정한 부분은 언어학의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합용 병서 ㅄ의 이치를 알아야 ‘빼랍’과 ‘서랍’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합용 병서 ㅄ의 이치를 알아야 ‘빼랍’과 ‘서랍’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를 모르니 걸핏하면 한자어를 끌어들여 설명할려는 것입니다. 영어 단어는 drawer이니 이 단어를 통해 ㅺ과 ㅼ중 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강원/경상/전라/충북에서는 ‘빼닫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고대 원래 발음을 추정해보면
‘ᄡᅧᆲ’에서 ‘빼셟’이 되고, ㅂ 탈락 후 ‘셟’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늘첫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 방언: 빼밋빼밋=머뭇머뭇 (0) | 2022.07.21 |
---|---|
전남 방언: 빼물다/빼물어지다=무디어지다 (0) | 2022.07.21 |
전라 방언: 빼굉이=말랭이 (0) | 2022.07.21 |
전라 방언: 빡숫대=낚시찌 (0) | 2022.07.20 |
강원방언: 빠발리=빨리빨리 (0) | 2022.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