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문자-13

2011. 5. 6. 07:17고조선 문자-소설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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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도서관 중앙에 놓인 책상 앞에서 두 사람의 대화는 봄날 살랑이는 물같이 흘러갔다.

 

-정음 38자의 완전한 의미는 단군세기를 쓰신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선생께서도 모르셨을 듯 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문자의 역사가 고대로부터 있었던 바이고, 그 명확한 증거를 남겨두시기 위해 고조선 사료를 보고 편찬하신 듯 합니다.

-그래요. 우리 민족은 남달리 문화에 소양이 높아 중국 사료에도 보면, 동방의 예의지국이라고 늘 칭송하고, 호랑이를 옆에 기르고 있는 군자국이고 대인국이라고 높이 보고 있더이다.

-그러하옵니다. 마마. 그런 나라에 문자가 있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문자를 해석한단 말이오?

 

 

 

꽉 움켜지고 있었던 종이를 진언도사에게 펼쳐 보였다.

-이 문자는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짐이 아바마마(태종) 대에 발행하다 중단된 종이돈 저화(楮貨) 화폐를 대신 할 동전 발행을 사섬서(司贍署)에 지시했는데 그때 사섬서 담당 관원들이 모아 올린 도전(刀錢) 뒷면에 있더이다. 앞면에는 쌍꺼풀을 한 눈이 새겨져 있고요.

-아, 이것이 우리 고대 조선의 문자로군요.

-진언 도사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지요. 이건 한자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민속 문자일것이오.

 

 

 

 

세종은 여러 문자 중에 병아리와 학처럼 생긴 문자를 짚어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

-이 문자는 틀림없이 ‘비육’(병아리)을 말하는 것이고, 그 옆에 있는 문자는 ‘두루미’를 말하는 것이오. 비육은 마치 어미 닭를 따라 종종거리며 삐약거리는 모습이고, 두루미는 하늘을

큰 날개로 스쳐 날라가는 모습이잖소.

-예. 그러하옵니다. 틀림없이 이는 조류를 표현한 그림문자입니다.

-다음 문자를 보시오. 이 문자는 원래 세워진 모습인데 세워진 모습으로 문자를 보면, 모양새가 보이지 않소. 짐이 옆으로 눞혀 글자를 배껴 보았더니 코끼리 모습이 나오더이다.

-마마, 우리 조선인이 코끼리를 안 것은 선왕임금이신 태종 11년(1411년) 2월에 일본의 왕 원의지가 우리나라에 없는 코끼리를 바쳐 사복시에서 기르게 하였던 것으로 유래하옵니다. 이듬해 12월 공조전서인 이우가 코끼리에게 못생겼다며 비웃고 침을 뱉다 밟혀 죽는 사건이 터졌고,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부의 장도라는 섬으로 유배가게 되었습니다.

-짐도 그 사건이 워낙 특이하고 중대하여 잘 알고 있소이다. 그런데 이 문자는 고대 조선의 문자이니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오?

-남쪽 일본처럼 날씨가 더운 곳이었다고 추리할 수 있겠사옵니다. 혹은 그런 동물들을 잘 알고 있는 지역까지 영토가 넓었다거나 그러 할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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