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늘은 시제묘사] 떡 얻어 먹는날

2009. 12. 16. 16:30김해,고성,합천,진주,부산,양산,밀양

 

 

그때 그시절은 대부분은 그랬겠지요  모두가 어렵고 힘들던     

빛이 바랜 추억을 더듬어 시제날[묘사]떡 얻어 먹던 철없던어린시절 애기다

지금도 공감이 가는 이들도 많을것이라고 생각도 된다

어쩌다가 운좋게도 시제날이 일요일 이거나 아님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대에

 

묘사[시제]가 있는 날이면 이날은 운수 좋은날이다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일요일이나 학교 공부가 일찍 끝나는 날은 작은 보재기를 들고

젖먹이 동생도 업고 험한길도 마다 않고 친구들과 떡 얻어려 갔던  

거의 모든 묘소는 동네와는 좀 떨어진 곳에 있어

어린 동생을 업고 가기란 어린 덩치에는 다소 힘이 들었다

 

한조각 떡을 얻어 먹기위하여 어린 젖먹이도 곤히 자면 깨워서라도 업고 갔다

한사람당 한묷을 주기 때문에 그랬다 그래야 떡을 많이 얻고 하기때문에

그렇게 하여 며칠을 두고 먹었던 찰떡[인절미]은 굳어면 불에 구워 먹기도 하고  

머리가 굵은넘도 작은넘도 한몫 먹는넘도 먹지못하는 젖먹이도 한몫 너무 불공편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매우 공평하고 민주적인데도 어린마음에

어린동생은 어머니 젖만 먹지 떡은 먹지도 못하는데  

하지만 어린 젖 먹이 동생넘은 등뒤에서 형 누나들의 먹는 모습에

 

칭얼 칭얼 달라고 보채던 그 새까만 눈에서 닭똥같은 서러운 눈물을 흘리던

그 넘도 지금은 머리에 새친지 뭔지 흰머리가

그 넘 아들도 어미 젖 땐지 오래다  

지금은 지난 우리들 어린시절에 비하면 

잘 먹고 잘 산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닌듯도 싶다  

 

가을 추수가  끝나며 곧바로 한뼘의 땅에도 놀림없이 보리와 밀을 파종하고 나면 대충

올 한해의 농사는 마무리 되고 나면 산에는 색 바랜 단풍도 떨어지고

아침 저녁으로 춥다는 소리가 사람들의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내년을 위하여 콩으로 메주도 끓이고

겨울 채비에 김장도 하고 초가집 지붕도 새로운 이엉으로 갈고

 

한해동안 온갖 비바람에 온 동네 초가 지붕이 커멧는데

햇 볕집으로 갈고나니 온 동네 지붕이 노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동화 그림 같은

멋진 그림으로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음력으로 말하면 10月달 요즘을 말한다

그러니 떡 얻어 먹는 날이 많은 10月달이다

그래서 어른들 말씀에 10月달 떡은 개도 않 먹는다

그 만큼 시제도 많았고 가을 추수끝이라 그만큼 10月달은 행사도 많았던것 같다

 

오늘은 김氏 내일은 서氏 그 다음은 홍氏 오氏 정氏 손氏내 하고 그 분들의

조상들의 시제날을 외웠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고 철이 없던

왜 그랬겠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떡울 얻어 먹기 위함이다  

시제[묘사] 지내는날 그 분들의 묘소에 가서

묘소 귀퉁이에서 조용히 시제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 분들은 조상묘에 정성들여 장만한 온갖 음식물을 차려 놓고  

시제 지내시던 모습을 보던 떡 한조각 때문에

체면도 자존심도 없이 묘소 한쪽 귀퉁이에서

시제가 끝나길 마냥 기디린  어린 시절 철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은 감회가 새롭고 그 시절이 그립다

 

시제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 아니 묘소앞에 차려진 온갖 음식과 떡

콩고물에 시루떡 찰떡에 흰 절편 저걸 언제 먹나 일분이 한시간 같이

시제 지내던 시간이 길고 지루 했던 혹여 같은날 다른 성씨의 시제날과 겹치면

한곳은 포기를 해야 하는 아쉬움이 큰 그때는 질 보다는 양 많이 얻어면 오우캐이 ㅎㅎ  

저 놈의 영감탱이 뭘 그리 꾸물거리지 빨리 않 끝내고 어린 마음에 마음이 급했다  

흰 두루마기에 갓 그리고 흰 수염 꼬장 꼬장하던 그 모습들

 

그래도 어딘지 깃품이 있고 인자해 보이셨던

시제가 끝나고 그 어르신 으례 하시던 말씀

저 아이들 골고루 한가지도 빠짐없이 똑 같이 잘 나누어 주라시던

그 어른들의 그 모습은 어제 일 같고

지금은 언제 그런일이 있었나 싶게 모든것이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어렵던 그 시절 보다 물질은 풍족한지는 몰라도 여유롭지도 풍족하지도 못했던

그 시절이 그립고 생각 나는것이 무엇때문일까  

 

    

    

출처 : 살아 가면 느끼며
글쓴이 : 산 그림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