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우리말처럼 못하는게 당연

2006. 7. 10. 09:55세계정음 수필.

중학교 아니 초등학교때부터 영어를 공부했는데 왜 안될까?
왜 우리말처럼 능숙하게 할 수 없는 걸까?
 
사실 우리말 처럼 못하는게 당연하죠.
당연한 걸 가지고 열받을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잘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죠.
 
우리가 우리말을 어떻게 잘하게 됐는지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한글로 된 책을 읽었을까요?
   좋던 싫던 학교를 다니면서 교과서까지 사실 엄청난 양의 글을 읽어왔죠.
   - 영어로 소설이나 다른 책을 그만큼 읽었을까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대화를 했을까요?
   시간으로 따져 봐도 대단한 시간을 우리말로 듣고 대화했죠.
   - 영어로는 지금까지 얼마나 몇시간이나 대화했을까요?
 
근육도 감각도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안쓰면 퇴화하지요.
우리말에는 없는 발음이 영어에는 있고, 따라서 말할때 들을때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감각이 필요한데, 그 감각이라것이 너무나 오랜기간
사용하지 않았으니... 안들리고 발은도 잘 안되고... 당연한거죠.
 
 
 
그럼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잘할까요?
 
분명히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고, 어려운 뉴스도 보고 영화도 보고 글도 쓰지요.
하지만,
 
   이 며칠이냐? 몇일이냐? - 어떤 표현이 맞는가? 쉽게 답할 수 있나요?
 
   한국인으로써? 으로서? - 어떤게 맞죠?
   '-로서'는 자격격조사고, '-로써'는 기구격조사다...라고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분,
   이렇게 문법적으로 구분해서 매번 사용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말 문법에는 11개의 변칙동사유형이 있고, 동사의 어미가 24가지이며, 8개 유형의 변칙형용사가 있다고
   정리해서 외고 계신 분이 있나요? 아마도 대부분 그런게 있나? 하게 되죠.
 
 
 
우리말이지만,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 인정해야 겠죠?
그렇다고 '난 한국말 못해요.'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죠.
 
 
우리말을 처음 배우려고 하는 외국인에게 11개의 변칙동사유형을 설명하고 '외우세요'
동사어미 24개 정리해서 외우세요. '-로서'는 자격격 조사라는 거구요...
이렇게 시작하면, 바로 포기하겠죠? 포기하면 다행인데, 그걸 또 열심히 공부한다면
그 외국분은 1,2년후 한국어라면 고개를 저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영어를 공부했을까요?
바로 위의 외국분하고 같은 방법으로 공부를 시작했지요.
원어민도 혼동스러워하는 표현을 따로 정리해서 외고, 맞는 문장보다는 '틀린 문장' 찾기에 열올리고,
원어민도 모르는 복잡한 문법을 깊숙히 공부하고...
 
 
쉽지 않은 외국어 공부를 우리는 더더군다나 더 어렵게 시작하고,
언젠간 잘 될거란 믿음 하나로 오늘도 하루에 몇시간씩 문법책과 단어장을 들고 씨름하고 있지요
 
 
내가 지금 '우리말을 처음 배우려고 하는 외국인'인과 같은 방법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까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곰곰히 생각해 봐야겠네요.
 
 
출처 : 영어 투자시간 압축 프로젝트
글쓴이 : 5월의 탄생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