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6. 19:27ㆍ단군조선가림토홍보글
트랜드와 팝( Pop )
TV광고에 나오는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 어느 종목의 스타이던 달리기하는 모습이 꼭 보인다. 빙판의 여제, 김윤아 선수가 땀 흘리며 달리던 가슴 뭉클한 CF를 아직 기억하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스포츠 뉴스에서 어떤 팀을 소개할 때도 그렇고, 올림픽 금메달의 요람인 태능 선수촌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봐도 온통 선수들이 뛰는 모습이 보인다. 어디 그뿐인가. 동네축구팀도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열을 맞춰 달리기부터 시작한다. 왜 그럴까? 달리기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방송 구성에 있어서도 장르데 구분없이 스포츠의 달리기와 같은 기본이 되는 것이 있다. 트렌드다.
“변하고 변하는 세상, 모두 힘써 정진하라”고 ‘고타마 싯달타 붓다’가 말씀하셨듯이, 세상은 늘 변한다. 그런데 그 변화는 마치 강물이 흐르듯, 흘러가는 방향이 있다. 그런 흐름이 트렌드이다. 트렌드는 유행과는 다르다. 6개월 혹은 1년을 가다 사라지는 유행과는 달리, 10년 이상 계속 이어지는 흐름, 경향을 말할 때 트렌드라고 한다.
2006년 싱글벙글쇼가 독일에 갔을때, 라인강 로렐라이언덕에서 짝은 사진입니다.
쉬운 예로, 1090년대 초반 미국 뉴요커들에 의해서 시작된 한때의 유행 같았던 ‘웰빙’이란 흐름이 있었다. 이것이 미국 전역을 거쳐 세계로 퍼져나가 이제는 유행을 뛰어넘어 지금도 계속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웰빙이 개인적인 트렌드라면, 국가적인 트렌드가 있다. ‘에코’라는 트렌드다. 친환경이란 개념을 넘어서, 환경이 모든 것에 최우선되는 사회적, 국가적 흐름을 말한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몇 십년이고 계속될 트렌드이다.
이렇게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트렌드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살고 있다. 특히 대중문화는 이런 트렌드의 영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독자들이 관심 있어하고, 흥미 있어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그 무엇을 만들어 내야하는데, 인간의 욕망을 뛰어넘어서 모두가 관심있어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트렌트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방송 컨텐츠를 만드는 작가로써 트렌드의 변화를 알고 따라잡는 것은 스포츠맨이 달리기를 잘하는 것과 같고 말하는 것이다. 철마다 유행하는 패션이 틀리듯, 방송도 유행을 탄다. 하지만 유행을 좇다보면 생명력이 길 수가 없다. 또한 유행의 층은 그리 두텁지 않다. 보다 많은 방송 컨테츠의 소비자를 겨냥해야 한다면 유행보다는 트렌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트렌드는 수도 없이 많다. 특히 대중문화의 트렌드는 장르마다 다양하다. 헤어스타일부터 음악, 패션스타일, 영화, 소설, 만화, 에니메이션, 등 저마다 다른 트렌드를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 그럼 세상의 수많은 트렌드 중 어느 장르의 트렌드가 방송 컨테츠를 만들때 중요한지 알아보자.
대중문화라는 거대한 강이 있다. 그 강에는 다양한 흐름이 있다. 방송,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등 아주 많은 흐름이 모여 대중문화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대중문화의 강에 가장 가운데를 흐르는 흐름, ‘메인스트림’이 있다. 전 세계인이 같이 즐기는 글로벌 대중음악, 팝(POP)이다.
그런데 팝이란 단어에 대해 정리를 해보자. 팝의 사전적인 의미는 대중음악을 말한다. 하지만 대중음악의 세계에서 팝이라 함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태리, 남미등의 대중음악을 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대중음악 중에서 세계적인 히트를 한 음악을 비로써 팝이라고 한다.
빌보드 같은 음악 챠트를 보면 미국인의 트로트인 컨트리 음악부터 어덜트음악, 리듬앤블르스, 힙합, 록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있다. 그리고 각 장르마다 인기있는 가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을 팝의 스타라고 하지는 않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지금은 인기도 없는 2009년 타계한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라고 추모했다. 마이클 잭슨이 인기있던 시절 그의 음악은 R&B와 댄스음악 챠트에 올랐었다. 하지만 그의 노래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했다. 미국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마이클 잭슨의 이름은 다 알았다. 그처럼 전세계적으로 자신의 노래를 히트시킨 가수가 몇이나 될까.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밥딜런? 팝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지만 그 누구도 마이클 잭슨처럼 전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사랑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이클 잭슨을 ‘팝의 황제’라 하는 것이다.
2004년 싱글벙글쇼가 하와이에 갔을때입니다. 강석씨 그리고 그옆은 이제 뮤지컬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강경애양, 가수 현숙, 담당 피디인 김용관부장, 김혜영양입니다. 로모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별로네요.
세상의 다양한 대중 문화시장 중 가장 많은 사람 이 팝의 시장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고, 가장 많은 돈이 흘러 다니는 곳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가장 발 빠르게 변화하고,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며, 대중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팝이다.
대중문화 중 고급문화로 꼽히는 것이 영화다. 그런데, 격조있는 영화를 많이 감독하고 제작해 영화의 천재라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영화의 재미를 만들 뿐이다. 감동은 윌리엄스의 몫이다.’ 여기서 윌리엄스는 영화음악의 대가 ‘존 윌리엄스’를 말한다. 그가 감독한 영화 ‘ET’에서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음악이 없었다면, 당시 자녀들의 손을 잡고 객석에 앉아있던 중년들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매니어들이라면 한번쯤 봤을 스필버그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제삼의 조우’라는 SF영화에서 역시,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없었다면 외계인과의 만남은 감동이 아니라, 코미디로 전락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영화에서 감동을 주는 명장면은 영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상을 완성시키는 음악이 항상 함께 한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천재감독 올리버 스톤의 월남전을 소재로 한 작품 ‘플래툰‘을 꼽을 수 있다. 영화의 후반, 엘리어스 상사가 탈출을 하다 두 팔을 하늘로 향한 채 총을 맞고 죽어가는 슬로우 모션 장면이 압권이다. 하지만 그 장면에 삽입된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가 없었다고 상상해보자. 감동이 아니라 한편의 코미디와 같았을 것이다.
음악이 큰 감동을 준 영화는 한두편이 아니다. 하나 더 꼽자면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베트남전쟁을 다뤘던 반전영화 ‘굿모닝 베트남’을 꼽을 수 있다. 수많은 반전영화가 있지만 ‘굿모닝 베트남’은 그 어떤 영화에서 보다 충격적인 반전의 메시지를 음악 하나로 이루어 냈다. 월남의 농촌부락이 폭격을 받아 초토화 되고 있는데, 그 장면에 루이 암스트롱의 ‘ 왓어 원더플 월드’가 흐르는 장면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팝은 대중문화의 제일 선두에서서 변화해가며, 모든 대중문화를 아우르고 있다.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의 비결은 그 영상을 감싸고 있는 음악에 있다. 일본 NHK방송을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제작 채널로 인정받게 한 ‘실크로드’는 ‘기타로’라고 하는 작곡가이자 연주가의 음악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후일 <실크로드>라는 제목으로 나온 음반의 음악은 동양문화의 신비함과 깊이를 전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실크로드’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나 방송컨텐츠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의 여러 장르에 팝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디자이너 중 한분인 앙드레 김 패션쇼는 정말 감동적이다. 그의 의상 디자인 테마가 한국적인 것인 까닭도 있지만, 앙드레 김의 패션쇼는 본인이 대부분을 직접 선곡하는 패션쇼의 배경음악과 모델들이 입고 런어웨이를 걷는 의상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커피문화를 새로 만들어 냈다는 스타벅스. 그 별다방은 독특한 분위기로 젊은 층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 연출의 숨은 공신이 있다. 매장에 흐르는 스타벅스 본사가 선곡에 배포하는 음악이다. 스타벅스 선곡의 음악앨범은 상품으로도 나와 팝팬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팝은 이렇게 대중문화의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POP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 방송컨텐츠 구성과 제작의 가장 중요한 기본기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방송아카데미 강의를 하면서 확인한 것이 있다. 첫 강의 때 ‘알고있는 POP을 십분내 50곡을 쓰라’는 테스트를 한다. 이 테스트에서 같은 장르의 음악 30개 이상을 써낸 학생은 대부분 자신의 색깔을 뽐내며 능력있는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
나 또한 팬이었던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를 보면서 소재나 인물 설정의 독특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작가 중 한명인 000가 음악 광이었다는 인터뷰를 읽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돈을 죄다 CD사는데 썼다...”는 기사를 읽고, ‘ 안녕 프란체스카’가 어떻게 세상에 등장할 수 있었는지 한순간에 이해할 수 있었다.
POP을 즐긴다는 것은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대중가요, K-POP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통어라는 POP을 즐긴다는 것은 호기심의 대상이 우리대중 문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 열려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 미지의 것에 대한 관심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POP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러니 방송작가, 특히 구성작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POP부터 섭렵하고 볼 일이다.
2006년 방송제작차 중국 자금성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POP의 장르는 정말 다양하다. ROCK, R&B, HIPHOP, DANCE.... 뿐만 아니다. ROCK에도 메탈록, 모던록, 팝록, 발라드록...까지, 섭렵해야 할 분야가 엄청나다. 그래서 뒤늦게 POP의 세계에 진입하는 걸 두려워 한다. 하지만 POP은 대중문화의 기간산업이자, 기초산업이자, 첨단분야다. 그러니 대중문화의 큰 흐름에 발을 담그려면 POP을 듣고, 이해하고, 즐겨야 한다.
뒤늦게 시작하는 POP의 이해는 비틀즈에서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의 POP은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미국에서 태동한 록큰롤이 세계화가 된 것이 그때다. 그런데 그 주역들이 있다. 많은 팝음악 평론가들이 한결같이 꼽는 POP의 삼대 원조 중 첫 번째가 비틀즈. 두 번째가 엘비스 프레슬리. 세 번째가 밥 딜런이다.
비틀즈는 활동기간 동안 13장의 앨범으로 모든 장르의 POP을 거의 다 보여줬다. 비틀즈를 이해하고 즐긴다는 것은 POP, 나아가 대중문화 40년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과 같고 할 수 있다.8,90년대 한국에서 제일 많이 읽혔던 베스트셀러가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이다. 그런데 상실의 시대는 원래 제목이 ‘노르웨이의 숲’ (Norwegian Wood) 으로 동명의 비틀즈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쓰여졌고, 그래서 같은 제목을 붙인 것이다. 또한 골프천재로 불리는 한국계 미국인 위성미의 본명은 ‘미쉘 위’인데, 이 이름 또한 비틀즈로 인한 것이다. 위성미의 아버지가 비틀즈의 광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 ‘미쉘’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처럼 비틀즈의 음악은 지금도 세상의 곳곳에 수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POP은 방송컨텐츠 구성에서만 요구되는 기본기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한다면, 영어가 필수인 대기업이라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지금은 자영업을 하는 대기업의 부장이던 고교 동창생이 있다. 영어실력은 기본회화정도다. 하지만 토플 토익 9백점대의 부하직원보다 더 바이어들과 잘 통했는데, 그 비밀이 POP에 있었다. 저녁 접대 후 바이어들을 대동하고 한국 대중문화의 자랑거리인 노래방을 간다. 그리고 ‘이글즈’의 <Hotel Califonia>를 한 곡 부른다. 이 노래는 미국에서는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같은 정서를 가진 노래다. 이 노래 한곡 같이 부르는 사이 바이어와 마주 앉아 있던 사이에서 어깨동무를 하는 사이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POP은 영화의 제일 중요한 파트너이다. 영화의 영상만큼 중요한게 음악(OST)인데, 대부분의 OST는 Old POP이다. 이러니 영화 한편을 제대로 감상하려 한다면, 그 OST가 담고 있는 POP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배경을 하나의 화면 속에 모순적으로 담아내는 영화기법인 ‘스텝 프린팅’으로 유명한 왕가위 감독의 ‘중경상림’은 영화팬이라면 꼭 봐둘 영화 중 하나인데, 이 영화는 메인테마였던 마마스&파파스의 <Califonia Dream>에서 느끼는 동양인들의 정서를 영상으로 표현한 영화라는 평도 있다.
대중문화에서 POP의 힘. 음악의 힘은 이렇듯 놀랍다. 그리고 대중문화의 다양한 장르에 가장 많이 차용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전세계인의 공용어라 불리는 팝. 전세계인의 감성언어를 익히지 않고, 어떻게 세계인을 향한 방송컨테츠를 만들고, 어떻게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