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삼제(저자)와의 모임에서의 토론 내용

2009. 10. 27. 14:50명도전 자료

다음은 참석자와의 대화 요약(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느낌을 정리하여 재구성한 것임)

- 고조선에 대한 책을 내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저는 정부 대책반 실무반장을 담당했습니다. 다른 일과는 달리 역사 왜곡에 마땅한 대책이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이다'라는 것이 역사에 대한 당시의 제 생각이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의미는 현대적 관점에서 얼마든지 과거 사실의 의미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왜곡은 해석이나 관점의 차이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곡에 대처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곤혹스러운 과제였습니다.

일반인이나 언론으로부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 항의도 많았습니다. 비판하는 분들의 주장 하나 하나를 모두 조사했습니다. 고조선은 그 중의 한 분야입니다.

고조선 역사 왜곡은 단순히 학술 논쟁 차원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범죄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사하다 보니 제가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국사 교육 특히 고조선에 관한 부분이 조선총독부가 조작해 놓은 것과 크게 다른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 우리 민족 전체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조사 과정과 관련 자료에 대한 기록을 차근 차근 모아 놓았습니다.

- 책 서문에 보면 고등학생 딸을 위해 책을 펴낸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외에 다른 목적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예, 뚜렷한 목적이 있습니다. 대책반에서 조사한 내용이 처음에는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사군 위치, 삼국유사 변조 문제에 이르니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더라구요. 제 아내와 우리 딸 정도가 제 이야기를 신뢰했습니다.

교육부 동료나 후배들에게 고조선에 얽힌 논쟁을 다 이야기 해 준다는 것이 무리였습니다. 동료나 후배 중에는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삼국유사 변조에 대해서는 물증이 있으니까 긍정을 하는데, 한사군에 관한 이야기는 '설마'하는 눈 빛 이었고, 청동기와 고대국가 건국에 대해서는 전공자들 중에도 잘 이해 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4년 이상 정리한 것을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책을 낸 목적은 고조선에 관한 논쟁이 앞으로도 더 계속되도록 해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해방 60년이 되도록 조선총독부가 왜곡하고 말살한 역사가 시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고조선 왜곡 논쟁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논쟁이 계속된다면 적어도 총독부가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말살해서 사라진 고조선 역사를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명도전과 같이 우리가 전혀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낸다면 의미있는 작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청동기 문화와 고조선 건국을 연관지은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 그런 문제를 주장한 학생이 있었는지요?

= 예 실제 그런 문제 제기를 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부산 지역의 학생이 아닌가 합니다. 책을 낼 줄 알았으면 당시 문제 제기하는 분들의 연락처를 꼼꼼히 챙겼을 텐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 학생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다양한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일본 학생과 펜팔을 하던 어느 학생은 '너네 나라(일본)가 역사를 왜곡하는데 그러면 되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런데 일본 학생이 '너희 나라(한국)도 신화를 역사라고 왜곡하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답니다.

그 부분에서 일본 학생에게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청동기와 고조선 건국과의 관계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 청동기과 고조선 건국에 대하여 더 자세히...

= 조선총독부가 없어졌는데도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고조선 건국 기록을 역사적인 기록이 아닌 허구, 좋은 말로 신화,라고 하게 된 것은 '고대국가는 청동기 시대가 되어서야 성립한다'는 이론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의 청동기는 아무리 높다고 해보아야 3-5세기(60년대 이전), 7-8세기( 70년대), 10세기(80년대 이후)인데 기원전 24세기에 고조선이라는 국가를 세웠다니 과학적인 학문으로서 역사학의 입장에서는 역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더 나아가 고조선 지역의 청동기 문명은 기원전 20세기 그 이전이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들어나고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인 고인돌은 기원전 20세기를 훨씬 넘어서는 것도 있습니다.

유럽 지역을 보면 청동기 유물이 그다지 발굴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청동기 유물이 가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청동기 시대 고대국가 성립' 이론이 고조선 역사를 왜곡하는데 기여했다면, 사라진 고조선 역사를 회복하는데도 청동기 유물이 기반이 될 것입니다.

- 환단고기를 진서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위서라고 생각하십니까?

= 질문하시는 분은 제가 환단고기가 진서다 라고 답해 주시길 바라시지요? 저는 그렇게 접근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논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어느 순박한 할아버지가 역사를 왜곡해서 고대 역사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교육시키면 독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만주 벌판에서 환단고기를 만들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할아버지의 순수한 뜻을 기려 독립유공자로 받들고 그 후손들에게 '그 정신만을 높이사고 싶다'고 해야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책이냐 아니면 위서냐를 구분하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환단고기가 진서라는 주장과 위서라는 주장을 하나 하나 점검해서 진서라고 주장하는 논리가 부족하거나 위서라는 주장의 논거가 확실하면 위서 쪽으로 기울겠지요. 또 반대의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위서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논거를 하나하나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위서라는 주장이 도리어 환단고기의 기록이 가치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왔습니다. 위서라고 주장한 학자들의 많은 부분이 근거를 상실해가고 있습니다.

환단고기가 가치있는 책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도리어 '환단고기 옥에 티잡기' 처럼 잘못된 부분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환단고기를 전승 기록한 시기가 언제이고 어떤 부분이 다른 역사 기록과 일치하고 일치하지 않는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삼국유사 원본이 변조되었다는 것이 제일 충격적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 사실 저는 삼국유사 변조를 제일 첫 장에 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내고 나니까 명도전에 대해서 제일 관심을 많이 표하시고 정작 삼국유사에 대해서는 물어보시거나 관심을 덜 가지십니다.

삼국유사 임신본 변조는 일제 총독부에 의한 문화 범죄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변조에 대한 진상이 더 명확하게 규명되고 국제적으로도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명도전에 관한 부분을 처음 봅니다.

= 마지막 편집 단계에서 출판사에서는 명도전 부분을 빼려고 했습니다. 화폐이론이나 경제이론상 명도전이 연나라 화폐이기 어렵다는 주장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명도전 원고가 아까워 더 추적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명도전에는 3가지 종류가 있고 그 중에 두 종류와 고조선 화폐이다 라는 중국학자의 논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학자는 만주족 출신인데 그가 죽고 나서야 그의 원고가 공개되었습니다. 중국학자가 명도전이 고조선 화폐라고 주장하는데....

나폴레옹 군대가 발견한 로제타스톤이 수 천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집트 역사를 밝혀내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명도전이 고조선 화폐라면 화폐에 새겨진 문자나 숫자가 고조선 문자고 숫자가 됩니다. 10년 이상 명도전을 집중연구 한다면 명도전에 새겨진 문양을 해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슴 벅찬 일이지요.

- 명도전이 고조선 화폐가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굳이 자국에서 화폐를 발행하지 않아도 이웃 나라 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남해안에서 중국의 화폐가 발견되는 예도 있구요.

- (다른 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화폐를 발행한 국가가 망한 줄 모르고 계속 사용했을 개연성은 있지만 화폐 발행한 나라가 망하고 없는데도 계속 사용한다는 것은 설명이 잘 안됩니다.

= 고대 국가에서 자국의 화폐를 사용하지 않고 이웃 나라의 화폐를 사용한 예가 얼마나 될까요?

저는 고조선을 비롯한 상고사 역사의 왜곡의 대표적인 사례가 명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조선 영역에서 화폐가 발굴되었다면, 발굴자는 이 화폐가 고조선 화폐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에 맞습니다. 조선시대 무덤에서 화폐가 발견된다고 해서 이것이 명나라 화폐가 아닌가 합니까? 아니지요. 화폐이론이나 경제일반이론과는 전혀 배치되는 논리를 역사학에서 통용된다는 것은 한 번 정리하고 넘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말

"고조선을 둘러싼 논쟁이 학술 논쟁이라면 이 논쟁에서 어느 쪽이 우세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싸움이라면 싸움에서 이길것이며, 이것이 전쟁이라면 이길 수 밖에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조선 역사 왜곡이 학자들 탓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과 학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과 논리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네이버 독서까페모임 (어디서 퍼왔는지 까먹었습니다만 아무튼 이거 같았음)

 

출처 : I'll do my best ' ▼')/
글쓴이 : II위진I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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